오늘 퍼듀에서 진경혜(Kyung Yano)씨의 자녀 교육에 관한 주제로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아들 쇼 군은 8살에 홈스쿨링으로 고교과정 마치고, 시카고 의대에서 MD/PhD 코스를 21살에 끝낸 후, 지금은 레지던트 1년 차. 딸 사유리 양은 9살에 역시 홈스쿨링으로 고교과정 마치고 생물학 학사를 12살 때 마친 후, 16살인 지금은 존스홉킨스 음대 재학 중이라고 합니다.
어제 TEDxPurdue에서 진경혜씨가 talk을 하셨고, 딸인 사유리 양이 바이올린 연주를 했었습니다. 어제 TEDx 강연때문에 오셨고, 온 김에 오늘 세미나를 하신 것인줄 알았는데, 반대였다고 하네요. 한인 학생회인 KSEA에서 먼저 진경혜 씨를 초청하였고, 오신 김에 TEDx에서 강연하실 수 있도록 KSEA에서 알아봐주신 것이었습니다.
어제 미팅 때문에 TEDx 1부만 듣고 와서 아쉬웠는데,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갔는데, 여러 분들이 오셨고, 특히 가족단위로 많이 오셨더라구요.
딸 사유리 양도 같이 왔는데, 어머니인 진경혜 씨가 말씀을 하시는 동안 지루했는지 계속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문자를 주고 받더라구요~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영락 없는 10대의 귀여운 모습을 봤습니다.
진경혜 씨는 알고보니 이미 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쓰신 분이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도 소개도 되었네요.
TEDxPurdueU 2013에 소개된 진경혜 씨 프로필
아직은 아이가 없지만, 나중을 떠올리면서 항상 생각하던 것들과 많은 부분 일치했던 세미나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실천하는게 문제겠지만요. 아이들이 저렇게 어린 나이에 대단한 것들을 성취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올바른 생각들과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길러졌다는게 중요한 것 같고, 한편으론 나중에 아이들에게 꼭 피아노를 시키리라는 마음이 더 굳어졌습니다.(부모는 자기가 못하는 걸 아이가 해주길 바란다더니 ㅎㅎ)
오늘 세미나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1. 긍정적 사고
- 입바른 칭찬 자제, 지적 성취에 대한 칭찬 금물,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칭찬, 상을 주는 교육 방식 피하자, 실패를 경험하도록 하되 실패를 자주 하지 않도록. 화내는 법을 가르치자. 건강한 자신감 심어주자
2. 좋은 인간관계
-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비난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자, 올바른 윤리 의식 갖도록, 형제자매간에 다르게 키워라.
3. 사회적 지능
-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 먼저 가족을 통해 배운다, 가족 회의를 통해 의견 나눠라, 베푸는 기쁨을 누리게 하라
4. 내면의 독립성
- 내면이 강한 아이로, 사춘기는 방황기가 아니다, 아이의 결정을 격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가르치자
5. 에너제틱 창조성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반복, 어떤 일에도 최선의 해답은 없다고 가르치자,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자, 미술과 음악으로 뇌의 활성화 시키자, 창조성이 높은 사람은 긍정적 성격을 갖게 되고, 호기심 많아지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들.
- 발표 제목은 Half Step Ahead였습니다. 아이들보다 반 발짝만 앞서서 이끌어주자라는 내용이었고, 일부분은 어제 TEDx에서 이루어졌었는데 한 달쯤 후에 TEDx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여기에서 어느 이상의 반응을 받으면 그게 TED에도 올라온다고 합니다.
- 아들 쇼 군의 피아노 실력은 거의 프로에 가까운 수준. 음악홀에서 초청 공연도 했다고 해요. 어렸을 때부터 다른 것은 몰라도 하루 30분 이상은 꼭 피아노를 치도록 했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올 때 숙제거리를 가져와서 아들이 피아노를 치는 동안 숙제를 했고, 때문에 친구 부모님들이 Sho 군 집에 놀러 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 홈스쿨링을 할 때 고학년 수학, 물리, 화학은 힘들어서 예습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튜터를 고용했지만 아이들이 엄마한테 배우는 것을 더 좋아해서, 튜터한테 진경혜 씨 자신을 가르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워서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홈스쿨링은 일방적으로 가르친다기보다, 같이 배워나가는 과정인 것 같았고,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미술 보는 것을 가르쳐왔다고 해요. 미술관 가서 그림 몇 개를 두고 앞에서 계속 보면서 토론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나중엔 산책을 나가면서도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을 관찰하는 놀이를 했다고 하는데, 이게 나중에 Sho군이 의대를 가서 도움이 되었다고. 시카고 의대에는 표정을 관찰하는 것과 관련된 커리큘럼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의사들이 환자들 표정을 보고 어느 정도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시카고 의대도 늦게 시작한 것이라고.
- 바빠도 아이들이 들어주길 원할 때는 일을 그만두고 눈을 바라보면서 들어주기.
- 아들이 했던 진도에 맞추어 딸을 홈스쿨링했는데, 어느 날 딸인 사유리 양이 눈물을 흘리면서 힘들다고 했답니다. 잘했던 오빠보다 조금 느렸기 때문에 '오빠보다 못하다'라는 생각이 생겨났고, 그걸 지워주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해요. 어느 정도 지워졌어도 흔적은 남아 있다고 하셨고 그런 잘못을 여러분들은 하지 말라고...
- 아이들의 talent를 잘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잘 기다려주자.
- 기본적으로 Sho군과 Sayuri양이 천재적인 재능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지만, 자기의 목적을 일깨워 준다면 엇나가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돌어 올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 특히, 가족회의 부분에서 많이 배웠다. 가족 회의를 함으로써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 일주일에 한번 최대 한 시간 하는 동안 서로를 칭찬하고, 나쁜 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칭찬을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졌다고 하고, 나중엔 서로 불만을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다 보니 아이들이 말싸움을 많이 했다고...
- 벌을 줄 때는 잠시 동안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가족과 격리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사유리 양이 오빠가 자꾸 놀려서 한번 세게 때리고, 자신이 잘 못을 했으니 스스로 구석에 가서 앉아 있는 에피소드도 말해주셨네요.
마지막으로 TEDxPurdueU 2013에서 하신 스피치 동영상입니다.
보너스로 딸 사유리 양의 TEDxPurdueU 2013에서 바이올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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