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으러 간 멕시칸 식당 - El Rodeo>
미국에 와서 만난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 친구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해보자면, 핏줄은 인도인이지만, 태어난 곳은 나이지리아이고, 그 이후론 쭉 미국에서 자라온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가 되겠습니다. 아버지가 물리학, 어머니는 생물학 교수로 나이지리아에 계신다고 하네요. 부모님이 모두 인도인이긴 하지만 이 친구는 힌디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그냥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런 학생입니다.
오늘은 멕시칸 식당에 가서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좀 남기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1.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정말 자원의 보고입니다. 풍부한 석유, 다이아몬드 등등... 엄청난 지하자원과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그 넓은 땅덩어리. 하지만, 아프리카의 지금 상황을 보면 정말 답이 안 나오죠. 그 친구는 나이지리아에서도 좀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그 쪽 상황을 잘 알더라구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서양국가들이 지난 19세기, 20세기에 아프리카를 자기들 마음대로 구획 짓고 나라를 구분해 놓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왔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지금 아프리카 나라들의 상황을 보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종교, 계파, 부족간 갈등이 그 엄청난 내전들의 원인이니까요. 합칠래야 합칠 수 없는 사람들을 몰아넣고, "자, 이젠 너네 같은 나라야. 이제 알아서 잘 살아야돼 알았지?" 이래놓은 꼴이니... 답이 없는 상황 같더라구요. 생각할 수록 한숨이 나왔네요.
2. 미국의 정치판
미국의 정치판도 그리 깨끗하지는 않은 모양이에요. 일단 이 친구는 미국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맞는 말인게, 엄밀하게 따지면 대통령 '직선제'가 아니잖아요. 주에 소속된 시민들이 각 주에서 투표를 하고, 그 주에서 다수표를 획득한 후보에게 선거인단이 몰빵하는... 좀 괴상한 민주주의죠. 덕분에 2000년 앨고어가 조지부시보다 더 많은 표를 획득하고도 선거에서 지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발생했구요. 이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추락했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그 뿐만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미국의 정치판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모양이에요. 요새 오바마 케어로 떠들썩한 말도 안되는 의료제도, 군사력, 등등...
3. 한국의 정치판
이 친구가 한국보다 미국의 정치판이 더러울거라면서 이야기를 계속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요새 벌어지는 한국 정치판에서의 일들을 설명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국정원, 경찰, 보훈처 등등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짓을 하였었는지... 말하면서도 한숨 나오더라구요. 당당하게 우리나라 정치판은 정말 깨끗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친구는 20대 초반으로 어리긴 한데 벌써 대학원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수재인데, 이렇게 식사하고 이야기 하다보면 여기가 미국이구나, 이런 점이 이 사회가 좋다고 느끼게 만드는구나 합니다. 물론 이 때 말고 평소에 조금씩 여러 곳에서 느껴왔던 것이지만, 한국에서라면 거의 10살차이 나는 상대와 이렇게 편하게 토론하고 이야기하는게 쉽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저녁시간이었습니다.
'🇺🇸 미국 이야기 > 인디애나 Lafayette (Purd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차 없이 살면서 잠깐 차가 필요할 때 - Zipcar를 이용해보다 (0) | 2013.11.26 |
---|---|
퍼듀빌리지의 가을 (0) | 2013.11.03 |
미식축구 (풋볼/football) 관람기: Purdue Univ. vs Indiana State Univ. (0) | 2013.09.10 |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 대학 캠퍼스의 모습: 한국이든 미국이든 신입생은 언제나 신난다 (0) | 2013.08.13 |
퍼듀에 있는 대학 커뮤니티 클럽, 그리고 버스들. (0) | 2013.08.10 |